기계식 키보드 청소하기
기계식 키보드는 보통 키보드 덮개를 잘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이유가 더 나은 타건감과 촉감 등 타이핑의 원초적인 성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인데 스킨을 쓰면 아무리 기계식 키보드라도 타이핑하는 느낌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키보드를 오래 쓰고 또 먼지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스킨 같은 것도 필요합니다만, 필자의 경우 청소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키보드의 모양에 따라 약간씩 청소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기본은 같습니다. 키캡을 모두 벗겨내서 닦은 후에 다시 원상 복구하는 방식입니다.
아래 사진은 하이퍼엑스 알로이 청축 텐키리스입니다. 매장에서 산 가격이 한 9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한 2년 정도 사용한 것 같네요. 청축이라 키보드 소리가 커서 밤에 긴장하며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했었는데 어느새 다 적응이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청소 포스팅을 위해 일부러 더럽게 쓴 것은 아니고 몇 주 정도 청소 안하고 놔두면 저렇게 됩니다. 키캡의 위쪽은 손가락으로 계속 때리기 때문에 그나마 기름때 정도 묻어있는데 키캡의 옆면과 그 아래는 필연적으로 더러워지게 됩니다.
키보드 뒷면은 그나마 양호해 보입니다. 밀림방지용 패드의 접착제 때문에 먼지가 끼어있는게 보입니다.
방향키 쪽 키캡부터 빼내겠습니다.
요런 식으로 키캡을 벗겨내서 될수있으면 그대로 놔둡니다. 키보드를 닦은 후에 바로 키캡을 원위치에 꽂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키보드는 스위치의 모양이 내부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어느정도 방지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어디에 먼지가 모이는지 알 수 있겠네요. 키와 키 틈새에 온갖 먼지,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쌓이게 됩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면 주기적으로 청소해줘야 위생적으로 좋습니다.
모든 키캡을 빼서 적당한 위치에 놓습니다. 불안하면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다시 보면서 조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텐키리스라 하더라도 수십개를 빼야하기 때문에 좀 지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라도 보면서 빼면 조금은 덜 지루할지도… 키보드를 쓸 때도 마찬가진데 청소할 때 음료수 같은 것은 스위치 위에 쏟을 염려가 있으니 가급적 조심하도록 합니다.
몹시 지저분하지만 우리는 또 현실을 알아야 하지요. 어디를 어떻게 청소할지 머리속에 생각해둡니다.
키캡은 조금 있다가 닦을 거니까 잘 놔둡니다.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지가 많으니까 장갑을 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티슈를 사용해서 닦을 겁니다. 키보드는 내부에만 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괜찮은데 적당한 수분이 함유된 물티슈로 잘 닦입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물티슈로 충분합니다.
손가락이 들어가는 곳은 그대로 닦습니다. 그런데 스위치 사이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는 아닙니다.
그럴 때는 볼펜이나 뾰족한 물건을 사용해서 닦습니다. 면봉도 잘닦이는데 불편하니까 십자 드라이버 같은 것으로 물티슈 위에서 닦는게 편할겁니다.
얇은 사이는 송곳으로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전체를 다해야 하니까 조금 시간이 걸릴 겁니다.
아까 그 먼지 낀 패드도 청소를 해줍니다. 먼지가 끈적이처럼 변한 것들을 다 닦아줍니다.
키보드 판과 스위치 사이를 깨끗이 닦았으면 한번 뒤집어서 전체적으로 톡톡쳐봅니다. 안에 있던 먼지들이 조금 나오기도 합니다. 어느정도 했다 싶으면 마무리하고 다음 키캡으로 넘어갑니다.
키캡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세면대에 세제를 조금 넣고 설거지 하듯 물로 닦아내도 되는데요. 그게 가장 깨끗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키캡 아래쪽은 손가락을 넣어 닦기가 쉽지 않습니다. 뭐 청소용 솔같은 것으로 닦아도 되긴 하지만 너무 번거롭고 부드러운 수세미로 물청소 정도 하면 괜찮을 듯 합니다.
여기서는 키캡을 바깥쪽만 물티슈로 닦았습니다. 안쪽은 먼지가 조금 붙긴 하는데 그게 키보드 기능에 영향을 끼칠 정도도 아니고 나중에 키캡을 물청소할 때 키캡 안쪽까지 닦으면 되니까 놔뒀습니다.
자 이제는 닦으면서 키캡을 원위치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만 봐도 처음에 비해 많이 깨끗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위치의 틈새 사이에 있던 대부분 먼지들을 제거했습니다.
키보드 배치가 생각이 안나면 곤란하니까 이 때를 위해서 사진을 찍어두면 좋다고 한겁니다.
약간의 먼지들은 공기로 날려보냅니다.
이제 청소가 끝나고 감상하는 시간입니다. 하나씩 닦는다는게 시간이 걸려서 지루해서 그렇지 과정 자체는 단순합니다.
깨끗해져서 기분이가 좋네요.
청축은 당분간 케이스안에 보관해두려고 합니다. 가성비로 유명한 CK87이 황축이 도착했기 때문이죠.
그대로 케이스로 직행 시켜줍니다. 청소를 하고 케이스에 넣으니까 중고 리폼 제품같네요. 기계식 키보드는 가격도 많이 나가지만 내구성이 좋아서 1년 써도 스위치가 잘 살아있습니다. 저가 멤브레인은 좀 치다보면 한 3-4개월만에 키감이 둔탁해지는게 느껴지는데 기계식은 잘 관리하면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청소 후기
키보드 청소는 좀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하고 나면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위생적으로도 좋습니다. PC를 하다보면 키보드가 항상 가까이에 있으니까 먼지들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면 건강에도 좋을겁니다. 근데 키캡을 모두 빼서 하나씩 닦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피곤하고 시간이 오래걸려서 잘 안하게 됩니다.
청소할 때는 넷플릭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하는 것도 시간이 잘 갑니다. 별거 아니지만 좀 더 자주 청소할 동기가 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