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쇼생크 탈출은 20세기 미국이 낳은 최고의 이야기 꾼 중의 한명인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원작의 1994년 미국 영화입니다. 감독은 프랭크 다라본트,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 주연입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보다 영화적인 연출을 위해 각색된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원작에 충실한 영화입니다. 원작보다 영화가 더 낳다는 평도 있고 90년대 시기의 헐리우드 영화는 지금보다 좀 더 아날로그 적이고 문학적 깊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주제는 감옥이라는 절망의 환경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아서 결국은 탈출에 성공하는 이야기 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1950년대~70년까지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감옥안은 세상과 격리된 것이나 다름 없어서 바깥의 사회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1900년대 초반에 종신형 수감되어서 50년을 살고 가석방이 나온 브룩스가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감옥에 들어오기 전에 자동차를 한 두번 봤는데 50년 후에 나오니 자동차가 어디에나 있다고 한 것을 보면 지금으로 따지면 휴대폰이란게 없던 1970년대 수감된 사람이 2020년에 출소해서 스마트폰을 본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정도로 이 세상의 흐름과는 무관한 곳,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곳이 감옥이다 – 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극중 무대인 쇼생크 감옥은 종신형을 받은 장기수들이 많은 곳 입니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최고의 영화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는데요. 1994년의 명작들이 워낙 많아서 라고 합니다. 당시 경쟁했던 작품이 톰 행크스의 포레스트 검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 디즈니의 라이온 킹 등이어서 7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쇼생크 탈출에게 한 개도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의 역은 처음에 톰 행크스에게 제안되었으나 포레스트 검프와의 계약상 불발되고 팀 로빈스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아카데미 수상을 못해서 인지 초기에는 흥행이 저조했다고 하는데 비디오 등 2차 판권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고 합니다.
1994년 서울 관객 60만을 동원해서 국내에서도 인지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70만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카데미를 못 받았지 한국 관객에게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포레스트 검프나 쇼생크 탈출이나 휴머니즘 사상의 영화입니다. 내용상 포레스트 검프도 슬픔이 있고 쇼생크 탈출도 어두컴컴한 분위기인데 뭐 굳이 따지면 쇼생크 탈출이 범죄자들에 대한 이야기므로 좀 더 무거울 수가 있습니다.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중에는 미저리, 그린 마일 처럼 기괴한 판타지나 호러 쪽이 많이 있습니다. 원래 유년 시절부터 호러나 미스테리 소설을 쓰던 작가라서 그의 원작 중에 쇼생크 탈출은 그나마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는 편입니다. 원래는 더 다크한 성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남자들의 이야기 입니다. ‘세상의 어떤 남자도 이 영화를 보면 울게 될 것이다’ 는 평론도 있습니다. 여자는 정말로 안나옵니다. 감옥내에서는 한명도 안나오는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군대 영화랑 닮은 점이 있네요.
앤디 듀프레인은 누명을 쓰고 쇼생크에 들어왔지만 그의 동료들(coworker)도 대부분 종신형을 선고받은 중범죄자들입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등의 중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들어와서 수십년을 보내면서 그들의 인생도 천천히 사라져 버립니다. 이것은 브룩스의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종신형도 10년 단위로 가석방 심사를 하는데 정부는 7-80대 노인이 되서야 쓸모없는 노인이 된 브룩스를 석방하지만 이미 감옥에서 밖에 살 수 없도록 적응된 그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버립니다.
앤디와 함께 브룩스의 편지를 읽은 레드는 life sentence(종신형) 의 의미가 life 즉 삶을 뺏어간다는 선고라고 말합니다.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것 입니다.
종신형이라고 하면 사형 아래 단계라서 법적으로 봐준 것 같은 단어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쇼생크에서의 종신형은 사실상 이 사회에서의 사망선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앤디와 함께 들어온 뚱보 죄수는 쇼생크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첫날밤에 울며 소란을 피우다가 교도관 해들리의 곤봉에 맞아서 의무실에서 그대로 사망해 버립니다. 사회적 사망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생명적으로도 끝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들 보다 종신형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있는 설명을 한 부분입니다.
또 감옥안에서 단짝 진구가 된 레드의 시선으로 앤디를 바라보는 독백은 마치 관객들이 감옥에 갇힌 앤디를 수십년 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서 여러번 봤지만 볼 때마다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하는 영화라는데 그만큼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휴머니즘 영화를 선호한다면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스티븐 킹은 단편 소설들을 많이 냈는데 단편을 영화화 할 때 2시간이란 러닝타임과 잘 맞아서 원작을 더 잘 살리는 초월작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