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즌1 넷플릭스 리뷰

D.P. 시즌1 넷플릭스 리뷰

군대 탈영병 잡는 이야기

D.P. 는 군탈범을 수사하고 체포하는 임무를 맡은 부서입니다. 즉 이 드라마는 디피들이 탈영병들을 추적하여 잡는 활약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군이란 조직은 사회의 축소판으로 군의 범죄는 헌병이 수사합니다. 민간의 경찰에 해당하는 부대가 헌병대입니다. 헌병은 군기가 쎈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군기가 쎄다 -> 가혹행위가 심하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연관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군기와 가혹행위라는 것도 모든 부대가 똑같은게 아니라 부대마다 각자의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훈련의 강도가 심한 경우 가혹행위는 줄어드는 편인데요. 가혹행위의 주체인 고참들도 훈련에 체력을 다 소모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일과시간 이후에도 여러가지 야간 훈련과 작전이 있다면 갈굴 시간도 아깝겠죠.

일반적으로 경계근무를 서는 부대의 경우가 가혹행위가 많았던 것은 갈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것도 한몫을 합니다. 또 20대의 혈기왕성한 남자들을 모아놓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수컷들의 경쟁이라는 것도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요즘의 병영생활은 많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서 가혹행위가 있다고 합니다. 육군의 경우 49만명이 있는데 세상에 벼래별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누군가는 나름의 사정을 가지고 탈영을 하기 마련입니다.

DP 안준호 이병(정해인 역)

역대급 리얼한 군대 묘사

D.P.는 웹툰 D.P. 개의날을 원작으로 넷플릭스에서 만든 드라마입니다. 역시 넷플릭스 답게 군의 가혹행위에 대한 과감한 묘사가 여과없이 나오고요. 너무 리얼해서 인지 군생활을 마친 2030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는 보통 군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기도 하는데 너무 군의 부조리를 까발리는 내용이 많아서 군의 협조 없이 자체적으로 촬영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군에 부정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 협조를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당연한건가) 윤정빈 감독의 독립영화 이고 하정우의 초기작인 ‘용서받지 못한자’는 국방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부정적인 군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찰을 빚은 케이스입니다.

군대 묘사에 있어서는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로 중요합니다. 민간인의 시각에서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1년 365일 함께 생활하는 곳이 군대입니다.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자고 훈련과 근무를 함께 서며 모든 생활을 같이 합니다.

성공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항상 그렇듯이 캐스팅은 신의한수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주인공 안준호 이병 역의 정해인은 D.P. 가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가정폭력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다가 어느날 군대에 입대하는데 밑바닥 감성을 리얼하게 표현했습니다.

안준호 이병은 우리 사회에서 보면 밑바닥 계층입니다. 살면서 한번도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열심히 알바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사회의 차별과 부당한 대우입니다. 다만 그는 학창시절 아버지에게 맞지 않기 위해 권투를 배워서 뛰어난 반사신경과 관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군생활을 시작하며 우연한 기회에 D.P. 병사로 차출되어 각성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군대에서 인생역전을 한 장병들은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군대를 경험한 2030 시청자들이 폭풍 공감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징병제인 한국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부분의 남자들은 군에 끌려갑니다. 끌려간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그들이 그 시간에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시간을 국가에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의 인생이 바뀌죠. 필자가 군대를 나온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D.P. 의 내용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중 설정은 2014년이지만 가혹행위 등 군대의 묘사는 과거 병영생활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군대는 수십만명이 소속된 하나의 사회이고 민간인 신분에서 군인으로 바뀌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의 갈림길이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 군인들은 약 2년이라는 기간동안 안준호 이병 이상의 각성을 하는 부대원들을 수도없이 보게 됩니다. 극중 황장수 병장의 모습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제대할 때 부대원들에게 모든 것을 잊고 끝내자고 말합니다. 황장수 병장이 악랄하게 묘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더 악랄한 빌런도 많이 봤습니다.

아, 원래 군대이야기를 까기 시작하면 자기가 나온 부대가 제일 빡센일이긴 합니다. 모 육군 수색중대 시절에 있었던 일인데 말년 병장이 매일 일병을 내무반 침상에 새워놓고 날라차기, 주먹으로 가슴때리기, 뺨때리기 등 온갖 가혹행위를 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군대와 폭행의 경험

DP 안준호 이병

사회기준으로 보면 폭행죄가 매일 일정한 주기로 이루어집니다. 맞는 사람은 당연히 오늘도 맞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말년 병장과 고참들은 가혹행위를 하는 대상에 대한 일종의 애증을 가집니다. 즉 내무반에 이십명이 있어도 거기서 갈굴 대상은 정해져 있습니다. 동기들이나 후임들도 그것을 보면서 그저 나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닥치고 앉아만 있고요. 싫어하는 후임이 있으면 좋아하는 후임도 당연히 있습니다. 후임들은 예쁨을 받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노력을 합니다. 고참의 마음에 들면 후임은 군생활을 편하게 합니다. 군대에서는 이것을 군생활을 잘한다. 군생활 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것도 상당수 운이 작용하는 분야라서 선임과의 개월수 차이가 좋으면 군번이 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뺨때리나 갈굼 정도는 견딜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D.P. 는 이런 육군 병영의 부조리를 지금까지 드라마 중에 가장 리얼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주제상 탈영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그것은 원래 만연했습니다.

약간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면 제가 근무하던 해안 경계부대에서도 한달에 한번은 가혹행위로 인한 상급자 사살 및 자살 등이 보통 한달에 한번 정도 일어났었는데 그런 내용은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부대내 고참의 후임병에 대한 집단 폭력사건으로 헌병대에 수사를 받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보면 군대 가혹행위로 인한 사고 사례들을 교육합니다. 사진과 함께 교육자료를 주는데 근무중에 총기로 사망한 사람, 수류탄으로 자살한 군인 등 잔혹한 사건의 수사 파일에서나 나올 듯한 서류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사람이 총기로 죽은 것은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군대에서 사고치지 말라는 뜻)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GOP나 해안경계 등 북한군이 침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부대에는 근무자에게 실탄과 수류탄이 지급됩니다. K2소총에 두개 탄창이었나? 보통은 원한이 있는 선임과 2인 1조로 경계근무에 나갔을 때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상태로 무장탈영도 일어나지요.

군인이 총기와 수류탄같은 개인화기를 가지고 탈영하는 것은 사회에 상당히 공포스러운 일이죠. 훈련된 군인 1명이 마음만 먹으면 민간인 수십명은 살상할 능력이 있습니다. 이를 잡으려면 일반 경찰도 안되고 경찰특공대를 배치해야 가능하죠.

안준호 영창 근무

D.P.에서 안준호 이병이 D.P. 담당관 박범구 중사에게 말하는 것 처럼 ‘군대를 오지 않았으면 탈영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 라는 질문은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군대로 끌려와서 희생당하는 것 자체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박범구 중사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지만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사는 안준호 이병이 최초 D.P. 활동을 나갔을 때 아버지빽으로 들어온 박성우 상병의 친구들이 여러가지 사유로 군면제를 받고 룸에서 노는 것을 본 후 한 말이라 의미가 깊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힘없고 빽없는 사람의 자식은 군대에 가서 온갖 가혹행위를 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고위 계층의 자식은 군면제를 받거나 방산 근무 등 특혜를 받는게 또한 당연한 현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역으로 입대한 사람들은 거기서 부터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그 차이가 작은 것 같지만 살다보면 더 커집니다.

그런 특혜를 군대에서만 받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계속 더 큰 갭차이를 경험하게 될 것 입니다. 그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것이죠. 약간 주제가 어떤면에서는 SKY캐슬과도 닮은 점이 있네요.

감상평

한호열 상병(구교환)

스토리와 캐스팅이 완벽해서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궁굼하면 그냥 보면 됩니다. D.P. 병사가 탈영병들을 잡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즌1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니까 당연히 시즌2도 제작이 될거라고 기대하고요.

시즌 1에서 안준호 이병이 일병으로 진급하는데 까지 나오니까 병장으로 전역할 때 까지 시리즈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원작 웹툰을 보지는 않았지만 안준호가 고참이 될 때 까지 스토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굳이 원작을 몰라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안 이병의 고참인 한호열 상병의 경우 오리지날 캐릭터라고 하는데 매체의 특성상 굳이 원작에 100%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 넷플릭스 8월27일 발매에 아시아권에서 빠르게 랭크 진입하고 있고요. 한국과 베트남에서 현재 TV Show 1위입니다. 일본, 홍콩, 태국, 대만 등에서 5위권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이게 뭐랄까 한국의 특수 군대문화긴 하지만 동양의 사회라면 공감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플릭스로 제작되어서 아마 한국 군대의 실상이 전세계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국방부가 현재 곤란하다는 뉴스기사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 2014년 설정에 2000년대 초중반 병영이니까요. 군대도 많이 변했습니다. 부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과 시간 후에 휴대폰을 사용해서 애인과 연락도 가능하고 지휘관과 간부들도 병사들에게 인기를 얻기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뭐 그런 세상입니다. 하지만 군대란 특성상 따돌림과 집단괴롭힘이 없을 수는 없는데요. 그런 부분은 앞으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군대내에서 스마트폰이 사용가능하다는게 그런 가혹행위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죠.

D.P. 는 2030 일반적 남성들의 트라우마를 깨우지만 한편으로 치유해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시즌1을 벌써 한번 이상 정주행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또 어떤 사람은 도저히 토할 것 같아서 끝까지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너무 리얼해서 군대에 다시 끌려간 느낌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트라우마죠;;; 벌써부터 시즌2가 기대되는 D.P. 킹덤 시즌3에 이어서 넷플릭스 워치리스트가 하나더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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