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테크닉 기초 6 (상상력 자극하기)

글쓰기 테크닉 기초 6 (상상력 자극하기)

글쓰기 테크닉

글쓰기 테크닉 중에 상상력 자극하기는 좀 중요한

글을 쓰면서 내 글의 독자가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약에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반응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천재 작가가 될 것 입니다. 그런데 이건 타인의 머리속에 들어가야 알 수 있는 일인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요. 이 주제에 관하여 하나의 질문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미녀는 누구입니까?

혹은 다음과 같은 질문도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미남은 누구입니까?

여자가 좋은 사람이면 미녀를 남자가 좋은 사람이면 미남을 머리속에 떠올려 보면 됩니다. 대다수의 경우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아닐 겁니다.

이 질문을 들은 당신의 생각에는 누가 떠오르고 어떤 표정을 지었습니까? 연예인을 닮았나요? 어떤 사람일까요? 눈매는 어떻게 생겼고 코는 어떨까요? 입은요? 이러한 질문을 받은 사람은 순간적으로 머리에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미녀, 미남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놀라운일은 수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미녀가 각자 다 다르다는데 있습니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절대적인 미인과 미녀’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미인(미남)은 타인이 들여다 볼수 없기 때문에 절대적입니다.

>> 바로 여기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의 힘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어떤 내용의 글이든 읽자마자 상상을 시작합니다. ‘미녀’, ‘미남’ 이라는 단어는 상상력을 촉진하여 미인을 떠올리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합니다. 한편 ‘추남’ ‘못생김’ 이란 단어를 떠올렸다면 또 그에 맞는 수많은 못생긴 얼굴이 떠오릅니다. 기분이 좋지 않죠.

다행히 타인은 당신 머리속에 있는 추남을 보지 못합니다. 만약 사람의 머리에 들어있는 추남의 이미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곤란하겠지요? 아마도 자기가 추남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 모여서 추남 상상 반대 연맹이라던가 조직해서 정부에 압박을 가할지 모릅니다. ‘추남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과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 황당한 발상이지만 인간의 그래픽 메모리를 복원할 수 있는 미래 시대에는 이게 현실이 될 수도 있겠지요. (추남 차별 금지법 같은 것을 만들어서)

이건 잡설이 아니고 포인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사

이제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을 쓸 차례이죠.

의외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은 동양적인 미가 있습니다. 상상력이 넘치는 묘사의 비결은 적당한 삭제와 여백입니다. 정보를 과도하게 제공하면 상상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사용하는 형용사나 부사도 제한을 걸고요. 세계 최고의 미녀의 예를 들었는데 좀 과도하게 추상적이기 때문에 미녀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붉은 생머리가 어울리는 그녀에겐 저항하기 힘든 매력이 있었다. 늘씬한 스키니진을 빼입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내 앞을 지나갈 때면 향수와 섞인 살내음이 코 안으로 들어와 숨을 멎게 만들었다. 정면을 응시한채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녀의 뒷모습에도 황홀했다. 사회생활을 10년이나 한 나였지만 이렇게 강렬한 기분이 들게 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급히 쓴 글이라 썩 좋은 묘사는 아니지만 여기서는 미녀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1인칭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붉은 생머리, 스키니진, 또각또각, 뒷모습, 처음이었다’ 같은 단어가 상상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녀가 한일은 내 앞을 스쳐지나간 것 뿐인데 주인공이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입니다. 아마 그녀는 바쁜 일이 있어 정면을 보고 사람을 지나친 것 이겠죠.

이것을 만약 여주에 대한 상세한 묘사, 예를 들어 그녀의 핸드폰은 삼성 갤럭시였고 시계는 뭐를 차고 있었다. 상의는 블라우스 손가락에 반지는 꼈는지 가방은 들고 있었는지 구두는 뭐였는지 등등 상세하게 묘사했다면 포커스를 잃었을 것입니다. 그럴바에 글이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으로 구성하는 게 낫죠. 적당히 삭제를 하고 여백을 줬기 때문에 여주와 설명자가 특별해지는 효과를 얻습니다.

‘붉은 생머리가 어울리는’ 하나만으로 충분하죠. 전통적으로 해석하면 붉은 생머리는 열정, 젊음을 의미합니다. 늘씬한 스키니진도 마찬가지로 이미지를 보강합니다. 붉은 생머리에 스키니진 독특하고 매력적이죠

스키니 진이 색깔이 청색일지 흰색일지 검은색일지 그런 것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겁니다. 독자가 좋아하는 색을 입히는 겁니다. 그 다음에 후각 향수와 섞인 살내음 >> 이 부분은 성적인 매력을 강조합니다.

붉은 생머리부터 >> 스키니진 >> 향수 살내음 까지 정열적이고 섹시한 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머지 뒷모습 보면서 독자는 또 상상하는 겁니다.

이 정도 내용이면 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길어보이는 생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여성의 뒷모습을 상상하게 되죠. 정면을 응시하진 않았지만 나라는 사람을 보기는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은 필연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이 여주에 말을 걸게 될 것 같이 느껴지죠.

여기까지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해 봤습니다. 어느정도까지 상상력의 여지를 남겨둘 것인가 중요합니다. 소설가 중에서는 묘사에 공을 많이 들이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묘사법을 참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만, 너무 베끼려고만 하면 나의 개성이 없고 또 표절 시비에 휘말릴 수 있겠죠.

스티븐 킹의 말 처럼 최대한 수식어를 자제하는 방식의 묘사, 절제하는 묘사도 좋습니다. 최근에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틀만 갖추고 그냥 느끼는데로 쓰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핵심은 읽는 사람(독자)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를 생각하며 써야한다는 말입니다. 10대가 읽었을 때 반응하는 것과 70대가 읽었을 때 반응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그 사이에도 수많은 세그먼트(특성에 따른 분류)가 있겠지요. 제일 좋은 글은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글이겠죠.

* 이글은 멘탈리스트 다이고의 끌리는 문장은 따로있다의 서문을 참고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미녀”에 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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