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식객, 팔도를 간다
식객, 팔도로 간다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베스트 컬렉션입니다. 만화 식객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에피소드를 뽑아서 지역별로 편집한 책입니다.
시리즈 구성
시리즈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피소드가 이어지는게 아니라 기본 주인공 캐릭터들이 에피소드에 따라 다른 역할로 나오는 형식이라 원작의 순서가 다르더라도 읽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 경기 편(부대찌개/ 빙어 이야기/ 죽음과 맞바꾸는 맛/ 오미자 화채/ 자장 3대)
- 서울 편(24시간의 승부/ 제호탕/ 완벽한 음식/ 궁중 떡볶이/ 민어/ 닭 한 마리)
- 강원 편(두부의 모든 것/ 남새와 푸새/ 봄, 봄, 봄/ 올챙이국수/ 하루 세 가지 맛)
- 전북 편(콩나물국밥/ 소금 이야기/ 황포묵/ 비빔밥 또는 비빌밥/ 팥칼국수)
- 전남 편(갓김치/ 고추장 굴비/ 1+1+1+1/ 홍어를 찾아서/ 소금의 계절)
- 경상 편(자반고등어/ 구룡포 이야기/ 대게 승부/ 돼지국밥/ 진주냉면)
- 충청 편(청국장/ 가을 전어 맛은 깨가 서 말/ 요리하는 남자/ 우럭젓국/ 바지락칼국수/ 올갱이국)
- 북한 편(김치찌개/ 족발/ 가자미식해/ 평양냉면/ 함흥냉면)
허영만 화백과 식객
허영만 화백은 대한민국 만화계의 대부이자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일본풍의 작화가 판을 치는 지금 시대에도 그림체 자체부터 구수한 한국의 정감이 살아있습니다. 딱 보면 아, 이건 한국의 토종만화다- 라는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이분은 70년대 부터 만화를 그리셨고 드라마나 영화화, 애니메이션화한 작품들도 워낙 많고 그것들도 대부분 성공했습니다. 좀 나이가 있는 중년이라면 날아라 KBS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와 이병헌 주연의 SBS 대작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 등이 생각날 것 같고, 2000년대에는 수많은 짤방과 밈을 만든 영화 타짜도 있습니다. 참고로 X세대의 불같은 청춘의 주제로 정우성이란 배우를 세상에 알린 영화 ‘비트’도 허영만 원작입니다. (고소영과 함께 주연)
또 식객의 경우 드라마와 영화화가 됐지만 매체의 특성상 원작을 잘 표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식객은 그냥 애니화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한계로 제작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워낙 좋은 원작이라 미래에 언제든지 제작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존하는 가게들을 다룬 만큼 어느 정도 편집이라던가 광고나 저작권 등 문제가 있겠지요.
만화 식객은 허영만 화백의 작품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그는 “식객”을 통해 한국의 음식 문화를 탐구하며, 꼼꼼한 취재와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팔도강산의 숨겨진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을 발굴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요리 만화가 아니라 한국 음식 문화의 인문학적 측면을 탐구한 작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만화계의 업적과 공을 인정받아 만화가로서는 처음으로 목포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기도 합니다.
허영만 화백은 TV에서의 활동도 활발히 하는데 지금도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허영만 선생은 문하생들을 만화가로 키워내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영화 ‘내부자들’ 드라마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 허영만의 제자입니다. 윤태호 작가는 꾸준히 인지도를 쌓다가 미생의 드라마화 성공으로 대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미생’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치열한 삶을 리얼하게 그린 작품으로 현대박물관에서 전시할 정도의 작품이 되었지요. 드라마가 나오면서 원작의 뷰도 덩달아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SBS힐링캠프에 함께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미생의 그림체나 연출방식을 보면 허영만 화백의 작품들이 생각나지요.
허영만 화백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국민 만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어린시절 슈퍼보드 만화책을 보면서 주인공 캐릭터 미스터 손을 열심히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적 꿈이 만화가였는데 여차저차 살다보니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틈날 때마다 만화를 열심히 보고 리뷰를 쓰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식객 서울편 구성 & 리뷰
식객은 단순한 허구의 스토리가 아니라 실제 한식집을 밀착 취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합니다. 서울의 음식점들을 방문하고 직접 식당의 대표와 조리장, 서버들을 인터뷰하고 일부 음식의 레시피와 유래까지 조사했기 때문에 한식의 역사 자료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서울편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24시 설렁탕입니다. (식객 11권 51화)
우리가 평소 별 생각없이 먹던 설렁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리얼하게 표현합니다. 허영만 식객은 만화적인 과장됨을 절제하면서도 디테일과 재미를 함께 담아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중간중간에 넣은 취재일기에서는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장감을 만화에 잘 녹여냈기 때문에 리얼함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총평
완결된 것은 2010년도라서 조금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소장가치가 높은 책입니다. 식객의 전권은 28권이라 가격이 비싼데 팔도를 간다는 8권이고 베스트 콜렉션의 의미를 가지므로 소장할 만한 것 같습니다. 근데 쿠팡에 보니 전권을 사는 것이 개별 책 보다 비싼 것은 애매하네요. 세트의 메리트가 없으면 그냥 한권씩 개별적 구매하는게 더 나을 듯… 중고 만화책 사이트에서는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참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