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35회 합격 후기
35회 최종 결과는 11월27일 오전 9시에 발표되었습니다. 한달전 시험날 이미 가채점을 통해 합격권에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실제 결과가 중요하니까 전날 은근 긴장되더군요.
다행히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합격문자가 왔습니다. Q-Net을 열어 확인해 보니 아래와 같이 총점 185점에 평균 60점을 넘어 합격했습니다.
가채점 리뷰한 점수와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에 답안지 마킹 등에서 별다른 실수는 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아래 가채점 리뷰)
합격문자
합격문자의 내용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한다는 내용입니다. Q-Net에 등록된 주소로 보내니까 기간내에 체크할 필요가 있고, 필요한 경우 사진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업공인중개사로 일하건 소속공인중개사로 일하건 사무실에 공인중개사 자격증 원본을 걸어놔야 하기 때문에 사진을 좋은 걸로 받는 것이 좋겠지요. 공인중개사법에서 배우지만 합격 후 처음 보내주는 자격증은 무료이고 재교부에는 비용이 듭니다.
합격 후 느낀점
당장 개업할려고 취득한 자격증은 아니기에 뭐 아주 기분이 업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다른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부수적으로 취득한 것이라 점수도 거의 평균 60점 턱걸이로 땄지요. 그래도 기분은 좋더군요. 이 자격증을 한 십년쯤 전에 공부를 하려고 인강을 다 결제하고 교재를 받아놓고도 뭐가 그리 바빴는지 한자도 공부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는데 이제야 해결을 했습니다. 그 사이 부동산 관련 일도 여러가지 했었는데 좀 더 일찍 취득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도 해봅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건 안하건 많은 비즈니스에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요. 세상 돌아가는 일을 이해하는데는 당연한 일이구요. 한국처럼 부동산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짧으면 대화가 안됩니다.
올해 취득한 자격증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과 공인중개사인데 이것들이 뭐 아주 대단한 자격증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국가자격증이고 무엇보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많은 지식들, 국가자격시험의 요령 같은 것들은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공인중개사 시험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35회나 시험을 치르면서 난이도에 대한 상향 평준화로 정립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이 시험이 과연 이렇게 난이도가 높은 만큼 가치가 있는가는 별도로 봐야할 것 같구요. 대한민국의 근로자들이 은퇴 후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좀 쉽게 접근하는 업종이 공인중개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학창시절 시험을 좀 쳐본 사람, 펜대를 좀 굴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정 시간을 투자하여 취득이 가능하고, 또 직장과 병행해도 고시급 시험에 비해서 부담이 크지 않은 시험이기 때문에 출원인이 많은 시험이지요.
합격 통계
산업인력공단에서 27일에 합격자 공고를 하며 통계도 함께 공고했습니다. 부동산 침체기라서 그런지 올해 인원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1차 출원인 13만명, 2차 출원인 8만명입니다. 응시율은 1차가 9.8만명, 2차가 4.9만명으로 1차는 74%가 응시, 2차는 61%가 응시했습니다. 2차가 더 낮은 이유는 아마 전년도 1차에 합격하고 2차에 출원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이 통계가 시험장에 가보면 신기한게 필자는 34회 1차 시험을 볼 때 한반에 20명 중 5명이 결시(25%) 했었고 2차에는 한반에 20명이 전부 시험을 봤습니다. 1차 대상은 출원인이지만 2차 대상은 전년도 합격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2차 최종합격자 비율이 응시 대비 30%라는 것은 꽤 높은 수치입니다. 이게 무슨 몇십대 1의 공무원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진지하게 공부하면 보통은 합격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시험장에 들어간 3명중 한명에 들면 합격한다는 말인데, 시험장에 들어가는 순간 대상이었던 8만명 중에 3만명은 제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시험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3만명) 그래서 공부를 했건 안했건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도 합격 확률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2차 합격자 현황중에 중요한 것이 또 있는데요. 최종 합격 1.5만명 중 일반응시자(즉, 동차합격자)는 4300명, 면제자(전년도 1차 합격자)는 10900명입니다. 이 말은 중개사도 동차합격은 상당히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1차 응시자만 대비해도 4%밖에 안됩니다. 공인중개사는 1,2차를 하루에 치르고 또 1,2차를 함께 치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통계 해석이 조금 복잡합니다만… 일반적으로 1차를 칠 때 동차를 노려서 합격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말입니다. (아래 표)
필자의 경우도 34회 1차 합격 후 35회 2차 합격했는데요. 1차 볼 때 2차도 같이 봤습니다. 그러니까 1,2차를 함께 출원해서 응시한 것이지요. 1차 합격 때도 공부를 5월 정도 부터 했는데 2차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동차합격은 어려워 보여서 마지막 2개월 남기고는 차라리 1차를 확실하게 합격하는 쪽으로 민법과 부동산학개론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올해 통계에서 보듯이 1,2차 한번에 합격하는 것은 4% 안에 들어야 가능합니다. 학원의 수강 후기나, 유튜브 영상에서 인터뷰하는 사람을 보면 동차 합격을 수월하게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그들의 학습능력이 워낙 뛰어나서 그런 것 입니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느꼈던 학습능력의 차이가 성인 자격증 시장에 와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시험은 보통 사람의 난이도에 맞춰서 출제되는 것이구요. 이 경계를 이해한다면 좀 더 경제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한능검 2급과 공인중개사도 거의 턱걸이 수준으로 취득했는데 최대한 공부량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합격 부분을 공략했습니다.
10년 합격현황
10년 합격현황을 보면 최종합격자의 숫자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부동산 불황 시대에 출원인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요. 1차 합격률은 10년 최하인 15%에 2차 합격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30.9%입니다. 1차 난이도로 입구컷 하는 정책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1차 응시자 숫자가 2015년 이후 최하라는 것입니다. 2010년대 폭발적이었던 부동산공화국 시대가 저무는 느낌도 받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부동산 거래가 없고 중개업이 안되니까 이 자격증에 대한 수요도 계속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 올해 중개 사기가 워낙 이슈가 되고 피해자 숫자가 늘어나다 보니까 시험 주최측에서 조치를 취한 것 같구요. 1차에서 많이 합격자를 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 2차 합격률이 높은 때에 시험을 봐서 합격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공인중개사 뿐만 아니라 국가시험은 시대 흐름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있습니다. 올해 방침은 1차에 어슬픈 응시자들을 걸러내자 – 는 취지였던 것 같네요. 이런 것은 수험 전략에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개사 시험 최종 후기
지난 10월을 돌아보면 중개사 시험 2차 정도는 무난히 합격하지 않을까? 하며 안이하게 준비하다가 막판에 당황했고 시험 당일에 이번 시험은 떨어질 수 있겠다 –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중개사 시험은 어려운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의 모든 과목이 객관식 암기과목입니다. 원리나 이해로 푸는 문제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단순암기는 절대적 물리 시간이 소요되는 게임입니다. 이해를 하냐 마냐가 아니라 원초적인 암기량의 싸움이 되는 거지요.
게다가 90% 이상 공법의 영역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민법이면 원리라도 적용해서 풀지…) 저의 목표는 시험 전날에 2차 모든 법조문을 읽고 들어간다 – 는 마인드였으나 그렇게는 못했습니다. 결국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 시험장에 들어가서 최대 평균 70점을 노린다 – 는 마인드로 간신히 합격했습니다.
시험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중개사법에서 80점 이상을 맞고 공법에서 50점, 공시세법에서 60점을 노리는 전략이 잘 안통했기 때문입니다. 중개사법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다른 과목의 점수를 보충해줄 정도가 안나올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있었지요. 다행히 이러저러 해서 합격하긴 했지만 교훈이 되었지요. (기출이나 모의고사를 풀면 중개사법은 85점 이상 나왔음)
앞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는 분들에게 드릴 조언은 과목별로 트렌드에 맞게 공부 시간을 잘 배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처럼 중개사법의 고득점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정 이상의 점수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1차와 2차를 함께 준비한다면 더욱 어렵겠지요. 그래서 동차 최종합격이 4%라는 극악 난이도라는 것입니다. 자기가 초보자라면 너무 욕심낼 필요는 없습니다. 한번에 한개씩 공략하면 올해 2차 처럼 오히려 쉬울 수 있습니다.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30%가 합격했습니다.
필자의 추천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정적으로 1차 합격, 그 다음해 2차 합격을 노린다.(4%안에 들 자신이 없으면)
- 전략과목 보다는 골고루 공부한다.(공시법 등 전략과목이 필요하긴함)
- 시험의 트렌드를 잘 체크한다 (일타 강사를 듣거나,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