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드라마 리뷰 (2022, 김혜수 주연, 연출 홍종찬)

소년심판 드라마 리뷰 (2022, 김혜수 주연, 연출 홍종찬)

소년심판 드라마 리뷰

소년심판은 촉법소년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한 넷플릭스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해서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지독하다 – 정도로 말할 수 있을까요? 역시 넷플릭스의 거침없는 클라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하면서(돈은 엄청나게 잘 벌고 있으면서 주가는 폭락함) 넷플릭스의 가치가 퇴색하는게 아닌가 하는 기분도 들었는데 오리지날 작품들은 전혀 그렇지 않고 더더 뛰어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떠오른 건 D.P 였습니다. 이게 드라마인지 다큐인지 약간 알 수 없는 그런 영역을 잘 다룬 것 같습니다. 시즌 1의 에피소드에서는 소년 살인 사건, 가정폭력, 청소년 회복 센터,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사건(답안지 유출사건), 미성년자 무면허 렌탈 사고 사건, 소년범 집단 성폭행 사건과 소년 살인 사건 등 모두 무거운 주제입니다. 얄짤없이 우리 사회의 취약한 영역, 최고로 다크하고 절망적인 부분을 과감하면서도 드라이하게 조명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소년심판 리뷰

D.P에서 그랬듯이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많이 벌어지고 있고 사실 드라마 표현의 한계가 있어서 표현하지 못하는게 있습니다.쉽게말하면 현실은 더욱더 처절하고 절망적입니다. 그런 것들을 1차원적인 스토리 전개로 가는게 아니라 극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듯한 불편함을 안겨줍니다.

뉴스를 조금 보는 사람이라면 각 에피소드에 대해 어떤 사건들이 모티브가 됬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첫번째 소년 살인사건은 누가봐도 2017년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을 소재로 쓴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만 16세인 김모양이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A양을 유괴살인한 사건입니다. 뭐랄까… 말도 안되는 사건이었지요. 이 사건은 나무위키의 정리에 사건 경과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차마 글로 쓰는 것 조차 참담한 내용입니다. 소년심판에서는 1-2화의 소재가 되었는데 극중에는 좀 변경한 부분이 있지만 실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극화의 과장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1화부터 지옥을 보여준 소년심판은 10화까지 드라이한 관점을 유지하며 지속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식의 억지 신파극은 없습니다. 실화에 대해 알고 본다면 피해자들의 그 고통이 매우 뼛속까지 전달될 정도의 전개가 빠르고 과감합니다.

김혜수 연기

소년심판 리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소년범에 대한 처분을 하는 심은석 판사입니다. (김혜수 분) 드라이하고 적나라한 극의 전개는 심은석 판사가 하드캐리합니다. 김혜수는 대한민국 충무로의 대배우로 작품성과 흥행성에 있어 말할 필요 없는 최고의 클라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보니 더 미틴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몰입도는 120% 이상 나옵니다.

D.P때 처럼 다큐멘타리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일을 마주치는 주인공의 처절함이 매우 와닿았습니다. 넷플릭스가 기존 드라마들과 차이점을 주는 것은 연출하는 감독에게 권한이 좀더 중요하지 않나도 생각해봅니다.

그런 연출가와 배우가 순수하게 표현에 집중하기 때문에 배우의 포텐셜이 더 나오는 것 같습니다. 김혜수같은 대배우도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함을 더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조연들 연기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의 명품 조연들이라고 할까… 이들도 이제는 혼자서 어떤 매체든 극을 이끌어갈 정도의 파워를 가진 조연들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익숙하다면 익숙하고 식상하다면 식상한데 전달력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 조합도 진짜 미텼지요. 시즌2는 무조건 나올 듯 한데 이후 어떤 방식의 전개가 될지도 매우 관심거리입니다.

소년심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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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취지

촉법소년이라는 소재는 많이 시사적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촉법소년에 관한 청와대 청원이 무려 390만회 이상 동의가 있었고 현재 정부에서도 촉법소년 연령을 12세로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법을 잘 모르고 관심이 없어도 이런 의문을 품은 사람이 많을 겁니다.

왜 이렇게 아이들이 잔혹해졌을까? 왜 촉법소년 범죄가 이렇게 악랄해졌을까? 필자는 부분적으로 인터넷의 악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소년들에게 정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소년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밝고 긍정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최악의 범죄적 정보들까지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사실상 인터넷이라는게 범죄수법과 그 대처방안을 공유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된 것이지요. 여기 에피소드에 나온 내용들은 대부분 인터넷과 커뮤니티에 기반합니다. 실제 사례도 그렇고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던, 존재할 수 없었던 수법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촉법소년 범죄의 각성을 가져온 것이지요. 드라마는 이 현상을 드라이하게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습니다. 불완전하지만 그들은 사명감을 갖고 하기 때문에 이 작품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년심판은 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게 이 작품입니다. 리뷰를 하다보니 D.P와 많이 닮긴 닮았네요.

단점은 10화까지 다보고나면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 2022년 6월에 리뷰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포스팅을 WP로 이전한 것 입니다. 소년심판은 상당히 강추하는 작품이지요. 최근 강력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내용으로 아쉽게도 올해 초에 시즌 2 제작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시즌1이 그래도 성공한 편이라고 하는데 제작측에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소재 자체는 최근 사회문제의 핵심을 찌르기 때문에 나중에 언제고 드라마나 영화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뭐… 법률 영화에 가까우니까 배우들이 바뀌는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소년심판, 촉법소년 제목이 뭐건 간에 그게 우리 사회의 문제인 건 확실하니까요. SKY캐슬 처럼 좋은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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