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판인쇄란? Letterpress Printing

활판인쇄 리뷰

활판인쇄

활판인쇄는 납을 주재료로 활자를 만들어 인쇄하는 것을 말한다. 인류의 문명은 이 활자 인쇄에서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 까지 이르렀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역사, 즉 호모 사피엔스 종의 역사를 30만년 정도로 추정하는데 활판인쇄 기술을 인류가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구텐베르크 부터였으니 지금부터 계산하면 약 500년 정도 된다. 30만년간 인류는 활판인쇄, 즉 책을 대량생산하는 수단도 없이 살아왔던 것이다. 구텐베르크의 기술 이후 500년 후에 인류는 지식과 정보의 상당 부분을 전자적 저장장치인 디지털 기술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는데 심지어 이 디지털 기술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기술이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엄청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 이 활판인쇄가 어쩌면 과거 시대 30만년과 현재 시점을 이어주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것을 또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송파 책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활판인쇄 전시물이 있다. 거기에는 우리 역사 교과서의 내용 처럼 세종시대 최초의 납활자를 만들었다는 언급도 되는데, 그래서 약간 K뽕(국뽕)이긴 하지만 구텐베르크보다 활자인쇄를 더 빨리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한다. 다 좋은데 상용화 자체는 안되었기 때문에 세계 역사책에는 잘 비비지는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우수한 민족인가, 또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인데 어쨋든 세계적인 보급은 독일이 시작이라고 보는게 좋을 듯 하다.

후에 독립운동에도 주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는 19세기 말로 400년이 시간차가 있으니까 어쨋든 우리 민족도 활자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다 – 정도로 보면 국뽕도 유지되고 세계적으로도 꿀리지 않는 정도로 이해가 된다.

활판인쇄란

아래는 송파책박물관에 비치된 활판인쇄기이다. 일제강점기 – 1950년대 까지 사용했다고 하는데 후에 더 진보된 기계화 기술로 개량된 인쇄기도 이 형태를 베이스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어떻게 돼었는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3개 인쇄거리라는 곳이 10년쯤 전에 다큐멘터리로 취재가 되었는데 지금은 영업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분들이 아마 일제시대 부터 인쇄소를 운영한 1세대를 이어 받아 운영하신 분들인데 그들도 10년전에 나이가 거의 70줄이어서… 아마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를 하셨을거라 추측된다.

유튜브에서 근황을 찾아보려 했으나 방송사의 10년전 다큐멘터리 밖에 없었는데, 이런 것도 조회수의 원리가 적용되고 또 그 분들이 70대 정도 까지 그래도 현역으로 뛰셨지만 지금은 80이 다 넘으셔서 이제 80이 넘으면 그런 세간의 관심에도 자연히 멀어지는 나이가 된다.

활판인쇄 리뷰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예전에는 나이가 60이면 은퇴할 나이 70이면 이제 죽음을 준비할 나이라 생각했는데 시대적으로 70은 아직 일해야 할 나이가 맞고 80이 이제 정상적 은퇴 나이처럼 느껴진다. 이미 10년전에도 70대에 현역으로 활약하던 분들이 많다. 하루아침에 생긴 문화는 아닌 것 같다.

인쇄술은 장인의 기술과 정신을 요하기 때문에 아마 더 오래했던게 아닐까 싶다.

활판인쇄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한페이지를 인쇄해야 한다면 그 페이지에 있는 글자를 하나씩 빠뜨리지 않고 활자로 구성해서 잉크를 묻히고 종이에 압착하는 방식이다. 원리는 어린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같은 활자가 여러개 있는 것이다.

필자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의 조합이 무려 11000개가 넘는다. 컴퓨터에서 한글폰트는 최소 11000개를 표현할 단위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2바이트인 16비트를 사용) 이것을 오로지 수작업으로 페이지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무슨말이냐면 활자인쇄를 위해서는 책 한권에 200페이지라고 하면 200페이지를 모두 이 활자를 조합해서 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어마어마한 노가다다. 인류 지식의 보존과 발전에는 수많은 활자인쇄 작업자들이 왔다가 갔다는 말이다. 디지털이라고 하루아침에 업로드 된 지식이 아니다.

활판인쇄 리뷰

그냥 봐도 어마어마한 활자들이 있다. 알파벳이었으면 ABCD… XYZ하고 소문자 52개만 있으면 될텐데… 우리 조상들은 책한권을 만들기 위해 참 고생을 하셨던 것이다. 이런 거를 보니 옛날 서적의 수집에 대한 욕구가 또 생기기도 한다.

활판인쇄 리뷰

활자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수작업이 된다. 하나씩 글자를 찾아 오는 거다.

활판인쇄 리뷰

활자가 거꾸로 보이는 것은 종이를 찍었을 때 대칭이 되야 읽을 수 있는 종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활판인쇄 리뷰

송파책도서관의 체험용 인쇄기는 롤러가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손으로 프레스 하는 것이 있다.

활판인쇄 리뷰

이상 시인의 날개를 활자인쇄했다. 뭔가 느낌이 디지털 방식과는 다르다. 인쇄방식이 디지털보다 보존에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서 족보나 오래 보존해야 하는 책들은 지금도 활자 인쇄를 고집한다고 한다. 한지에도 인쇄할 수 있는데 한지는 유물들에서 확인된 바 천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의 디지털 인쇄술은 그 정도 보존은 어렵다고 하는데 (천년이 아직 안되서 잘 모르겠으나;;;) 어쨋든 한지는 일단 입증이 ㅇ되었다.

활판인쇄 리뷰

디지털 프린터와 전자책의 발달로 활자 인쇄가 별거 아닌 것이라 여겨지는 시대지만 막상 보면 고전 인쇄술이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참고로 서양에서는 활판인쇄술의 전통을 중시하는 사상이 있는 듯 한데 워드프레스에는 구텐베르크 에디터라는 플러그인이 있고, 저작권이 없는 무료 전자책 프로젝트의 이름을 프로젝트 구텐베르크라고 지었다. 디지털 혁명, 정보 혁명을 논하는 현대지만 여전히 그 밑바탕에는 활자인쇄술이 기반이 되었던 것이다.

활판인쇄 리뷰 이상 날개

참고자료로 유튜브의 링크를 적어둔다. 별로 조회수도 많지 않고 찾는 이들도 많지 않지만, 지식과 사상을 추구하는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책과인쇄박물관의 활판인쇄술로 책만드는 과정 – YouTube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 – 활판 인쇄 – YouTube

@흥미로운 것은 인쇄업을 하시는 분들 중에 시인이 많다는 것이다. 시는 아무래도 적은 글자로 무궁한 뜻을 전달하고 또 창조하니까 인건비가 비싸져도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라는 것은 한글자 한글자가 소중하기 때문에 활자를 하나씩 만지면서 느끼는 것이 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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