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권
이번 포스트는 점유권에 대해 알아봅니다. 점유권은 물권의 일종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비슷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잡설
대부분의 중개사 민법 교과서에 정의는 비슷합니다만, 역시 읽다보면 쉽지는 않습니다. 이건 블로그 포스트니까 교과서를 복붙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쉬운 말들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민법의 문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은 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용어의 문제, 국어 실력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강사도 있습니다. 민법 교과서를 혼자 읽기가 어려운 것은 우리가 국어를 법적인 사고로 해석하는 훈련을 받지 않은 까닭도 있다고 봅니다. (그게 법학이긴 하다)
포인트가 이해된 다음에 책을 읽으면 보이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그 포인트를 열기 위해서 수험생들은 일타강사의 강의를 듣고 시험 자료를 찾아 다니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최종적인 목표는 혼자서 교과서를 읽어 나가는데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조문만 보더라도 머리속에 충분히 그림이 나와서 대학가의 이론서를 읽을 수 있게되고 법조문으로 판례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뭐 필자도 학창시절 들어본 법대수업은 민법총칙 한과목이 전부라서 까마득한 길이긴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블로그에 적어보고 있습니다. (민법은 국어 공부에 도움이 됨)
민법의 점유
일상생활용어로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점유란 무엇인가요? 네이버 사전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점유(占有) : [명사] 물건이나 영역, 지위 따위를 차지함.
무언가를 차지한다는 말 입니다. 그렇다면 소유라는 말 뜻은 뭘까요?
- 소유(所有): 가지고 있음. 또는 그 물건. [법률 ] 물건을 전면적 일반적으로 지배하는 일.
점유와 소유의 차이점이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점유는 차지한다는 것이고 소유는 가지고 잇다는 것, 법률로 지배한다는 뜻입니다. 두 단어의 공통점은 있을 유(有)로 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지요.
나는 이 집을 점유하고 있다.
나는 그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것도 좋은 예문이지요. 동산(물건)으로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웬지 점유라는 말은 동산에는 잘 안쓰는 말이니까요. ‘내가 그 볼펜을 점유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잘 안쓰지요. 점유나 소유나 부동산에만 쓰는 말은 아니지만 가장 잘 어울립니다.
그럼 이제 뜻을 밝혀보지요. 대략 추측할 수 있겠지만 점유는 물건을 현재 지배하는 상태입니다. 현재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위 예문에서는 ‘이 집을 나가면’ 점유는 끝납니다. 반면 소유는 다릅니다. 소유는 내 것이라는 것이지요. 내가 그 집에 들어가 있어도(점유해도) 나의 부동산이고 바깥에 나와 있어도 나의 부동산으로 내 것입니다.
점유자는 이 집에서 나가면 더 이상 이 집을 점유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와서 점유할 수 있겠지요. 반면 소유자는 그 집을 점유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으나 여전히 소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와서 소유할 수 없습니다.
이 정도가 일상의 언어로 점유와 소유를 비교하는 것 입니다.
법률적 의미
다음은 법률적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 점유: 물건에 대한 사실상에 지배
- 점유권: 현재 사실상 지배를 정당화 시키는 법률상 권리
- 소유권: 목적물을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권리
민법의 점유권은 물건에 대한 현재의 지배상태를 인정합니다.
현실의 점유와 법률의 점유의 관계
이 포스트는 점유권에 대한 개념 설명이지만 수험서적인 측면보다는 우리 일상과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려고 합니다.
현실의 점유는 내가 점유하고 쓰고 있는 무엇입니다. 이것은 외관적으로는 소유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甲이 절친인 乙에게 벤츠를 빌려서 타고 다닌다고 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 丙이 봤을 때 甲은 벤츠의 주인같아 보입니다. 甲은 확실히 벤츠를 점유하고 있고 능숙하게 운전하고 있습니다. 甲이 벤츠를 타고 다니는 상태가 바로 ‘점유’입니다.
그렇다면 점유권은 무엇일까요? 법률상 점유와 점유권은 구분해야 합니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점유권은 甲이 벤츠를 점유할 수 있는 법률적 권리입니다. (민법 200조) 권리는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물권은 대세권이라고 온 세상을 향해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물권에 속하는 점유권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 즉 세계의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甲이 잠깐 편의점에 들렸는데 그 사이 丁이 벤츠에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눈이 돌아서 이 벤츠를 타고 달아났다고 합니다. 甲은 사실상 벤츠를 지배하는 상태인 점유를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점유권은 있지요. 절친인 乙에게 벤츠를 빌린 것은 정당한 법률행위입니다.(사용대차라고 함) 그리고 丙을 비롯하여 세상의 제3자가 봤을 때 실제로 점유하고 있었지요. 그렇다면 점유권에 기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경찰에 신고해서 丁을 잡아야 할 겁니다. 경찰이 이 차의 주인이 누구냐고 물으면 소유자는 乙이고 甲자신은 점유자라고 설명하겠지요. 그럴 때 경찰이 당신은 점유자니까 신고할 수 없어~ 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겠지요? (형사와 민사의 차이점은 제외하더라도)
여기까지 이야기는 대략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다음의 내용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벤츠를 절취한 丁은 유유히 도주에 성공합니다. 丁은 甲과 멀리 떨어진 곳에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넣도록 맡기고 주유소의 편의점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주유소 직원인 戊가 벤츠를 보더니 눈이 돌아서 타고 도주하려고 합니다. 이를 눈치챈 丁이 운전석에서 戊와 실랑이를 벌입니다. 급박한 상황에 丁이 주변을 향해 외치지요. ‘도와주세요~! 내 차를 뺏어가려고 해요~ 아저씨~~ 아주머니~~’
그랬더니 편의점의 점주가 뛰어나와서 丁을 도와 병을 차 밖으로 끌어냅니다. 점주는 ‘아이고 큰일날 뻔 했네요~’ 丁이 답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덕분에 제가 타고 온 차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丁은 사실을 말한겁니다. 자신의 차라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타고 온 차인 것, 즉 그가 점유한 차인 것은 확실합니다. 점유의 특징은 소유자 처럼 보인다는 것 입니다. 민법 200조의 권리의 적법의 추정에도 ‘점유자가 점유물에 대하여 행사하는 권리는 적법하게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라는 조문으로 점유권을 뒷받침합니다. 물론 이는 동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등기라는 방법으로 공시하는 부동산의 경우 단순히 그 집에 살고 있다고 해서(점유한다고 해서) 주인으로 추정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乙: 벤츠의 소유자
- 甲: 乙에게 벤츠를 빌린 점유자
- 丙: 제3자(지나가던 이)
- 丁: 乙에게 벤츠를 절취한 점유자(도둑, 도인, 도선생)
- 戊: 丁에게 벤츠를 절취하려 시도한 사람(미수범)
복잡해보이지만 여기서 정당한 권원(권리의 근거)을 가진 이는 소유자인 乙과 甲입니다. 하지만 도인인 丁에게도 점유권에 기한 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는 것 입니다.
여기서 또 이야기를 확장시키면 직접점유, 간접점유나 자주점유, 타주점유의 주제가 나오고 민법의 복잡한 체계로 나아가게 됩니다만 이 포스트는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점유란 무엇인가?
보통사람들이 살면서 점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건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개념입니다. 점유란 무엇이고 소유란 무엇인가? 부동산이나 동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 수록 이 문제들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점유의 정의는 위에서 다 설명했습니다. 일상적인 의미와 법률적인 의미는 명확하지요.
일상에서는 우리가 차지하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어제 누워서 잔 침대가 점유이고 지금 앉아있는 의자, 책상을 점유합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 점유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게 점유입니다. 이건 이해가 쉬운 이유가 현재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 눈에 보이고 나와 관련된 것들이지요.
법률에서는 점유라는 단어 한개가 아니라 민법의 체계도 그 중에서 물권 관계에서 점유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즉 단어 하나를 아는게 아니라 그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어야 점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제 간접점유, 직접점유가 나오고 부동산의 점유에 대해서도 답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의 집주인과 임차인은 둘다 자기 집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등기부를 떼어보면 집주인에게는 소유권이 있고 임차인에게는 없습니다. 대신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서에 근거한 채권이 있어서 이것을 권원으로 점유권이 있습니다.
점유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철학에서의 점유로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겠지요? 이건 필자가 잘 모르는 분야지만 철학적 사유에서 점유, 그리고 소유에 대한 내용은 법률의 이해에서 시작된 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철학적 질문은 좀 더 깊은 그 무엇이겠지요. 갑자기 철학책이 읽고 싶어지네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딱히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겠으나 점유란 무엇인가? – 의 질문에 세상이 정의한, 법률이 정의한 그런 답변 말고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는 철학적 답변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 점유란 스쳐지나 가는 것이다 – 라던가 – 점유는 덧없는 세월이다 – 도 웬지 깊어보이고 – 인간의 짧은 일생에 점유란 옷을 입는다 – 같은 표현도 뭔가 그럴싸합니다(지금 막 지어냄;;;)
그러고 보니 자신을 위한 특별한 질문이 될 수도 있겠네요. 다음엔 점유와 소유에 관한 철학책도 리뷰해봐야겠네요 ㅎ.
여기까지 민법의 점유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잡설도 늘어놨습니다. 다음엔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